현직 10년차 신문기자의 세상읽기

사회부, 경제부, 편집부 등을 거쳤습니다. 소소하게 저의 시각에서 세상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분류 전체보기 24

"그냥 가만히 둘 걸..." 삼성전자 30만 원에 다시 산 우리 아버지의 탄식

최근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뉴욕 월가까지 발칵 뒤집어놓은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일 종목 2배 레버리지 ETF가 불러온 나비효과입니다. 단 이틀 만에 코스피가 10% 가까이 폭락하고, 그 여파로 미국 마이크론(-13%)과 엔비디아(-4%) 등 글로벌 반도체주들이 줄줄이 투매에 휩쓸렸습니다. 고환율을 방어하고 해외로 떠나는 '서학개미'를 국내로 유도하겠다며 정부가 도입한 파생상품이, 정작 외환시장은 지키지 못한 채 안마당의 기둥뿌리(코스피)를 흔들고 미국 시장까지 교란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입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그때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라며 한탄 섞인 후회를 쏟아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 기괴한 '한국발 글로벌 반도체 쇼크'의 본질은..

2040 수능 폐지론의 민낯: '벚꽃 엔딩'과 대학의 종말

2025년 12월, 서울시교육청이 ‘2040학년도 수능 폐지’를 포함한 개편안을 발표했을 때 사회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습니다. 최근 중앙일보에 실린 교육 전문가 조벽 고려대 석좌교수의 인터뷰를 읽으며 그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이미 우리 모두는 직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수능 폐지보다 더 무서운 원자폭탄, 바로 '학령인구 절벽'이 터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출생아 20만 명 시대, 15년 뒤인 2040년이 되면 대학 정원이 고등학교 졸업자 수보다 많아집니다. 대학이 생존을 위해 학생을 구걸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하지만 대학 문이 넓어진다고 해서 경쟁이 사라질까요? 오히려 더 기괴한 양극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벚꽃 엔딩'과 더 잔혹해질 상위권 마켓 교육계의 오랜 경고인 ‘벚꽃 엔..

노벨상 수상자도 합류한 앤트로픽, 결국 ‘오픈AI’와 똑같아지는 이유

최근 앤트로픽(Anthropic)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구글 딥마인드에서 '알파폴드'로 2024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존 점퍼 부사장까지 구글을 떠나 앤트로픽에 합류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일주일 전 제미나이 공동 개발자 노엄 샤지어가 오픈AI로 복귀한 데 이어, 이번엔 앤트로픽이 거물급 인사를 영입하며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업계에서 가장 핫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화려한 뉴스 뒤편을 조금만 깊게 들여다보면, 우리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AI 유토피아의 종말'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공익법인(PBC)'이라는 방패를 들고나왔던 앤트로픽 기억하시나요? 앤트로픽은 원래 오픈AI의 창립 멤버들이 세운 회사입니다.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막대한 자본..

글로벌 AI 기업의 한국 상륙 : 기회인가, 시장을 내어주는 것인가

앤스로픽이 한국에 왔습니다. 게다가 오픈AI, 코히어, 구글 딥마인드, 미스트랄AI. 여기에 중국의 미니맥스와 즈푸AI까지 현재 한국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오픈AI가 한국 법인을 세운 데 이어, 최근에는 앤스로픽도 서울에 거점을 마련했습니다. 아시아에 지사가 없는 프랑스의 미스트랄AI마저 서울에서 근무할 인력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한 나라에 이 정도 규모의 글로벌 AI 기업들이 동시에 상륙을 선언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일입니다. 왜 그들은 하필 한국을 선택했을까요? 이유는 ‘산업 밀도’, 한국은 가장 이상적인 실증 시장이유는 명확합니다. 바로 한국이 가진 독보적인 ‘산업 밀도’ 때문입니다. 중국을 제외하고 반도체, 자동차, 철강, 화학, 배터리, 가전, 스마트폰, 방산, 조선,..

미국은 통제, 중국은 개방? 1200조 투입 M7 앞에 국가가 ‘쫄아버린’ 진짜 이유

자유민주주의의 상징인 미국은 AI 기술을 통제하고, 철저한 통제 사회인 중국은 AI를 오픈소스(개방)로 푸는 기묘한 역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앤스로픽의 최상위 AI 모델 '미토스 5'의 해외 수출을 금지하자, 중국의 즈푸AI는 최신 모델 'GLM-5.2'를 전 세계에 공짜로 풀며 맞불을 놓았습니다. 실제로 최근 1년간 전 세계 개발자들의 중국산 오픈소스 AI 다운로드 비중(41%)은 이미 미국(36.5%)을 앞질렀습니다. 많은 언론은 이를 '미·중 정부의 패권 경쟁'으로 해석합니다. 하지만 저는 좀 다르게 봅니다. 진짜 본질은 국가라는 구시대의 권력이, 이미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비대해진 '빅테크의 지능 권력' 앞에서 벌이는 처절한 뒷북에 가깝습니다. 이 기묘한 역설의 행간에 숨은 냉혹한 ..

네이버 블로그 수익 현실 공개…매일 써도 76원 나오는 날이 있는 이유

4월 15일 네이버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거의 매일 한 편씩. 지금까지 82개를 올렸습니다. 주제는 부산 도시개발, 부동산, 지역경제입니다. 수익이 처음 발생한 건 5월 15일이었습니다. 한 달 치 결과는 대략 이렇습니다.가장 잘 나온 날: 5,732원어제: 2,382원이틀 전: 201원최저: 76원 (엄청 들쭉날쭉합니다)한 달 총수익: 5만 3,000원 커피 열두 잔 값입니다. 두 달 가까이 매일 글을 쓴 결과가요. 조회수 1600회가 넘어도 76원이 나오는 이유처음엔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조회수가 많으면 수익도 많겠지. 그런데 아닙니다. 제 블로그에서 조회수가 가장 많이 나온 글 중 하나는 "HMM 부산 본사 이전 등기 완료"였습니다. 1573회. 또 다른 글 "부산항선 트램"은 163..

"전기·물·땅 다 있는데…" SK하이닉스가 부산에 반도체 공장 못 지은 진짜 이유

"반도체 수요가 급증해 공장을 계속 지어야 합니다. 무조건 한국에만 짓겠다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지난 10일 일본 도쿄에서 들려온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발언이 대한민국 뉴스창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현재 SK하이닉스가 경기 용인에 짓고 있는 메가 클러스터 외에 '제2의 차기 반도체 공장'을 국내외 모두 열어두고 검토하겠다는 폭탄선언이었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최 회장은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한 4가지 필수 조건을 못 박았습니다. "물, 땅, 인력, 전기 이 4가지가 모두 갖춰진 곳에만 짓겠다." 이 뉴스를 보자마자, 문득 몇 년 전 부산시 고위 공무원과 식사를 하며 나누었던 비밀스러운 대화가 떠올랐습니다. 당시 그 공무원은 눈을 반짝이며 "SK하이닉스 공장을 부산 기장군에 유치하려 했지만 실패..

이재명 대통령도 지적한 '판결문 비실명화' 왜 세금 37억이 녹을까?

판결문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글을 읽다 보면 '피고인 A', '피고인 B'처럼 이름 대신 온통 영어 알파벳으로 도배된 것을 보셨을 겁니다. 최근 12·3 내란 사태 핵심 인물들의 1심 판결문은 가려야 할 사람이 너무 많아 '피고인 HF장관 HG, DX장관 DY'라는 해괴한 문장까지 등장했습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공개한다는 판결문이 왜 이렇게 알아보기 힘든 ‘암호문’이 되었을까요? 단순히 "개인정보 보호 때문"이라는 흔한 설명 뒤에 숨겨진, ‘매년 새어 나가는 수십억의 세금’과 ‘사법부의 권력 이동’이라는 거대한 고차방정식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37억 , 이름 지우기에 쓰는 국민 세금이 ‘이름 지우기(비실명화)’ 작업은 사실 엄청난 혈세가 투입되는 대공사입니다. 덕수궁 돌담길 인근에..

부산 건물관리업체 전세 사기 판결, 8년이나 걸린 진짜 이유와 대처법

8년 동안 아무도 몰랐습니다. 피해자가 5명, 피해액이 1억 3,400만 원이 될 때까지. 부산에서 건물 관리업체를 운영하던 A 씨는 건물주와 세입자 사이에 끼어 양쪽 모두를 속였습니다. 지난달 부산지법은 그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런데 판결보다 더 무서운 질문이 남습니다. 왜 8년이나 걸렸는가. 그리고 지금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A 씨는 특별한 사기꾼이 아니었다A 씨의 수법을 처음 들으면 "어떻게 저걸 믿지?"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세입자에게는 전세 5,000만 원 계약을 맺었습니다. 건물주에게는 "원래 보증금 1,000만 원짜리 월세인데 세입자가 착오로 더 보냈다"고 했습니다. 차액 4,000만 원을 돌려달라는 요청에 건물주는 의심 없이 A 씨 계좌로 송금했습니다. 계약서..

영상 시대라더니…네이버는 왜 다시 ‘블로그’에 1조를 태웠을까?

네이버가 갑자기 블로그에 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나섰습니다. AI 브리핑에 많이 인용된 창작자에게 현금을 지급하고, 노출까지 밀어주겠다는 겁니다.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지금은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 릴스 시대입니다. 사람들은 검색보다 영상을 먼저 보고, 궁금한 건 챗GPT에 바로 물어봅니다. 다들 “이제 글은 끝났다”고 말하는 시대인데, 네이버는 오히려 다시 ‘블로그’를 키우겠다고 나선 겁니다. 왜일까요. 저는 이 움직임이 단순한 창작자 지원 정책이 아니라, AI 시대를 대비한 ‘데이터 확보 전쟁’에 가깝다고 봅니다. 네이버는 왜 구글에 안 잡아먹혔을까 생각해보면 네이버는 굉장히 특이한 플랫폼입니다. 전 세계 검색 시장은 사실상 구글이 지배했지만, 한국만큼은 아직도 네이버 영향력이 강합니다. 한때 야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