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10년차 신문기자의 세상읽기

사회부, 경제부, 편집부 등을 거쳤습니다. 소소하게 저의 시각에서 세상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투자로 세상 읽기

'케빈 워시 시대' 금리 인상 가능성? 찰리 멍거의 철학이 답이다

kim25kim 2026. 5. 24. 17:38

케빈 워시 미국 연준의장. 출처:연합뉴스

 

케빈 워시가 미국 연준 의장에 취임하면 금리 인하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올해 초만 해도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몇 달 만에 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이며 이제는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하고 있습니다.

 

결국 금리와 경기 같은 거시경제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다시 드러난 셈입니다. 그래서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는 늘 “거시보다 기업을 보라”고 말했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금리보다, 결국 살아남아 돈을 버는 기업을 찾는 일이 투자에서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금리 인하라더니, 이젠 금리 인상?

올해 초 시장은 거의 확신했습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취임, 트럼프의 친시장 기조, 금리 인하 사이클 시작. 하지만 지금 시장은 완전히 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됩니다.

 

가장 큰 이유는 다시 살아난 인플레이션입니다. 미국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6.0% 상승하며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3.8% 올라 약 3년 만의 최대 상승 폭을 보였습니다.

 

시장 분위기도 순식간에 바뀌었습니다. CME 페드워치를 보면 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지우고, 오히려 올해 안에 금리 인상이 한 차례 이상 나올 가능성을 약 70%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도 최근 5.1%를 돌파하며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건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너무 강하다는 점입니다. 과거 같으면 물가 상승과 장기금리 급등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증시가 흔들려야 했지만, 지금은 뉴욕증시가 오히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실업률도 4.3% 수준으로 안정적입니다.

특히 AI 열풍이 기존 시장 공식을 흔들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금리 상승 = 기술주 하락”이라는 공식이 어느 정도 통했지만, 지금은 금리가 오르고 장기채 금리가 급등해도 AI 기업들은 계속 신고가를 찍고 있습니다. 시장이 기존 거시경제 논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국면에 들어간 셈입니다.

 

케빈 워시 한 명이 시장을 바꿀 수는 없다

사실 시장은 처음부터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던 측면도 있습니다. “트럼프가 임명했으니 결국 금리 인하 압박이 강해질 것”이라는 식입니다. 하지만 연준은 한 사람이 움직이는 조직이 아닙니다.

 

연준의 통화정책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결정됩니다. 연준 이사들과 지역 연은 총재들까지 총 12명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구조입니다. 최근 공개된 FOMC 의사록을 보면 다수 위원들은 여전히 상당히 매파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가가 다시 오르면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분위기입니다.

 

즉 워시 의장이 금리 인하 성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의장 한 명이 들어왔다고 곧바로 방향이 바뀌는 구조는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

결국 거시경제는 누구도 모른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누가 맞았냐가 아닙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시장은 “금리 인하 확실”, “연착륙 성공”, “채권 랠리 시작”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금리 인상 가능성”, “인플레이션 재가속”, “장기채 금리 급등”이 시장 중심이 됐습니다. 불과 몇 달 만입니다.

 

결국 거시경제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의 철학이 다시 떠오릅니다.

2016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버핏은 “우리는 주식을 살 때 기업을 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업의 세부 사항을 조사하는 일을 즐겼고, 아무리 연구해도 질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금리나 대통령이 아니라 기업 자체라는 이야기입니다.

 

찰리 멍거의 말은 더 의미심장합니다.

“미시경제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거의 없습니다. 미시경제가 곧 기업이니까요. 미시경제는 우리가 하는 일이고, 거시경제는 우리가 받아들이는 변수입니다.”

 

이 문장은 정말 강렬합니다. 멍거는 거시경제를 무시한 게 아닙니다. 다만 금리, 환율,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같은 변수는 결국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본 겁니다. 반면 기업은 다릅니다. 돈을 잘 버는가, 경쟁자가 따라올 수 없는가, 고객이 떠날 수 없는가,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해지는가. 이런 건 분석할 수 있습니다.

 

즉 멍거의 핵심은 결국 이것에 가까웠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거시보다, 분석 가능한 기업에 집중하라.”

고 찰리 멍거.

AI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다

요즘 저는 '워런 버핏, 전설의 투자자'(토드 A. 핑클 지음)와 '찰리 멍거 바이블(김재현, 이건 지음)'을 읽고 있습니다. 

 

버핏과 멍거는 거시경제를 무시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금리와 경기, 환율 같은 변수는 결국 누구도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끊임없이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될까”보다 “이 기업은 앞으로도 강할까”에 집중했습니다.

 

결국 투자에서 더 중요한 건 거대한 경제 전망을 맞히는 일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살아남을 훌륭한 기업을 찾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AI처럼 산업 구조 자체가 흔들리는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거시경제를 예언하려 하기보다, 결국 세상을 바꿀 기업이 어디인지 보는 눈이 더 중요해지는 시기 아닐까요.